• 제약자료
  • 제약산업전략
  • 제약자료

    제약자료

     구인 신청  채용 정보  이력서 등록

      고객지원센터

      02 - 555 - 5425

      nawchoi@naver.com

    제약산업전략

    제약/바이오전문 1등 헤드헌팅사 나우팜컨설팅

    [최종학의 경영산책] 젊음이냐 경륜이냐, CEO 나이의 효과는?

    페이지 정보

    관리자 23-11-21 11:18

    본문

    [최종학의 경영산책] 젊음이냐 경륜이냐, CEO 나이의 효과는?
    입력2023.10.25. 오전 12:28 
    필자는 지금 50대 중반의 나이다. 그러다 보니 몇 년 전부터 현업에서 물러나는 친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요즘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회사에서 경륜이 많은 기존 경영진이 한꺼번에 물러난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된다. 후임 경영진은 대개 전임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이다.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언론에서는 대개 ‘능력 위주의 파격적인 발탁 인사’라고 보도한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영진이 뛰어난 능력을 갖춘 젊은 사람으로 교체되었으니 교체 이후 회사의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나이 많을수록 성과 떨어지나, 68세 이후나 해당되는 이야기, 전통-첨단 등 산업특성도 중요
    패기와 경륜 사이 조화 이뤄야


    GE의 CEO였던 잭 웰치(왼쪽)가 2001년 66세에 은퇴를 선언했을 때 GE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20살 대학생 때 페이스북(현 메타)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오른쪽)는 현재 39세에 불과하다. CEO의 나이와 기업 성과간 관계는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중앙포토]
    여러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잭 웰치가 20년 동안 GE의 CEO로 일한 후 2001년 66세에 은퇴한다고 선언했을 때 GE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주주들은 잭 웰치가 은퇴하면 앞으로 GE의 성과가 나빠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물론 이 경우와 반대인 젊은 창업자의 성공 사례도 많다. 20살 대학생 때 페이스북(현 메타)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는 현재 39세다. 혁신가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31세에 Space X를 창업하고, 33세에 테슬라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이 되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잘 알고 도전하는 정신이 뛰어나서 윗세대와는 다른 아이디어를 들고 창업에 나서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CEO의 나이와 회사의 성과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주제에 대한 학술 연구의 발견은 무엇일까? 연구에 따르면 CEO의 나이와 성과 사이에는 음(-)의 관련성이 있다. 미국 S&P 1500에 속한 대기업의 경우, CEO 나이가 1세 증가할 때 기업가치는 평균 0.3% 하락했다. 그렇다면 이 발견을 젊은 CEO가 더 경영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더 자세히 살펴보니 이 발견은 CEO의 나이가 68세가 넘는 경우 때문에 도출된 것이었으며, 67세까지는 두 변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참호’를 지키는 카르텔 경영자도

    이 발견을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첫째, 지금처럼 50대나 60대 초에 은퇴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능력이 유지되는 60대 중반까지 일하도록 해야 사회 전체적으로 파이가 커질 것이다.

    둘째, 과거 훌륭한 성과를 올려서 회사를 발전시켰던 몇몇 경영자가 아주 나이가 많을 때까지 현직에 머무르면서 이상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물의를 일으켜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던 몇몇 사례가 있다. 일부 나이가 많은 CEO가 성과가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지배주주의 가족이거나 그렇지 않은 전문경영인이라도 회사나 이사진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술적으로는 ‘CEO가 깊은 참호(trench)를 파고 거기에 들어가 숨어 직위를 보전한다’고 표현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언급하자면, 최근 CEO의 선임과 관련해 나오는 ‘몇몇 CEO와 사외이사들이 이권 카르텔을 형성해서 서로를 도와주면서 자리를 유지한다’는 비난이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사규로 CEO나 임원의 은퇴 나이나 최대 임기, 그리고 사외이사의 선정 절차나 조건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CEO의 나이와 성과 사이에 큰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산업별 차이도 고려해야

    또한 이런 연구는 CEO의 사내 재직 기간과 소속 산업을 통제한 후 수행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원의 재직기간과 성과 사이에는 양(+)의 관련성이 있다. 그런데 젊은 CEO는 재직기간이 짧다. 즉 사내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승진하여 CEO가 된 경륜 많은 사람과 외부에서 영입한 젊은 CEO 중 누구의 성과가 더 우수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평균적으로 근속연수가 긴 CEO가 더 성과가 좋은 것이다.

    산업별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이 중요한 분야에 속한 젊은 기업에는 젊은 CEO가 많고 전통 산업의 경우 나이가 든 CEO가 많다. 젊은이의 특성이 젊은 첨단 기업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젊은 CEO가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점에 접근하고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를 하고, 그 결과 CEO가 젊은 회사가 더 빠른 성장을 한다는 발견도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많은 CEO가 탁월한 사회적 네트워킹 능력이나 대인관계를 가지고 위기나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회사를 잘 경영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젊은 CEO와 늙은 인턴

    이처럼 여러 사항을 종합해 보면 젊은이와 나이 든 사람은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 ‘인턴’에 등장하는 젊은 CEO(앤 해서웨이 분)를 돕는 늙은 인턴(로버트 드 니로 분)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된다. 이 둘의 장점이 결합하여 회사는 큰 성공을 거둔다. 다른 한쪽이 없었다면 쉽게 이룰 수 없었던 결과다. 그러니 나이를 구분하기보다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살릴 수 있도록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호기심, 개방성, 지능, 감성, 인품 등 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개인의 특징은 꼭 나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다. 이들 특징 중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는 것도 있지만, 더 발전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꼭 뭐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니 나이를 따지지 말고 우리 회사의 특성에 잘 맞는 CEO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