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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제의 10대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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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2-07-20 14:39

    본문

    미국의 힘 빠지면서 지난 30년 경제 상식 속속 뒤집혀
    중앙일보 2022.7.20
    김동호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글로벌 경제의 10대 뉴노멀 
    김동호 논설위원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는 2차 대전 이후 세계 질서를 의미한다. 로마제국이 패권을 잡아 유럽의 평화(Pax)가 자리 잡았듯 미국에 의해 형성된 세계 질서라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해외 언론을 펼치면 확연히 미국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 중국의 도전에 진땀을 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결정적 억지력이 없다. 그야말로 미국의 독주가 막을 내린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 바람에 지난 30년 경제상식도 속속 뒤집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벌어지는 뉴노멀(새로운 현상) 10가지를 꼽아봤다.

    김동호의 세계경제전망
    1. 솔로몬제도의 전략적 가치 부활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솔로몬제도의 언론인 도로시 위컴의 기고를 통해 미국이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미국이 태평양을 소홀히 하면, 중국이 바로 그 자리를 차지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남태평양을 거의 돌보지 않았다. 세계화의 혜택에서 배제된 섬나라들은 일자리 부족에 허덕이고 가난이 만연했다.
     솔로몬제도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저개발 상태가 지속하면서 70만 인구의 80%가 여전히 접근조차 어려운 오지에 살고 있다. 수도와 전기는 물론 위생 시설도 부족하다. 중국은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항만을 정비하고 공공시설과 함께 현대식 빌딩을 지어주고 있다. 변변한 일거리가 없던 이곳에 일자리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인구의 75%가 35세 미만으로 젊지만, 대다수는 고등교육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들에게 중국의 경제 원조는 오아시스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부랴부랴 솔로몬제도에 미 대사관을 다시 열고 22년 전 철수했던 평화봉사단 파견을 재개하기로 했다. 의욕은 앞서지만, 앞서가는 중국을 얼마나 따라잡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2. 100년 만에 불려 나온 헨리 포드
     대량 생산 시스템의 아버지로 불리는 포드는 1922년 링컨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면서 세계의 자동차 왕이 된다. 그 원동력은 1913년 도입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미국은 마이카 시대를 열었다. 그 전제 조건은 모든 부품의 재고 확보였다. 부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컨베이어벨트가 멈추지 않고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화 바람을 타고 부품을 최소화하는 경영이 널리 퍼져나갔다. 재고를 최소화해 성공한 도요타 방식은 1990년대 미국에서도 채택돼 린(Lean)시스템으로 발전하며 위력을 떨쳤다.
    NYT는 미·중 경제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어 놓게 되면서 도요타 방식은 종말을 고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포드는 “부품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차질없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믿음은 전 세계 기업이 중국으로 몰려가던 지난 30년간 산산조각 났다. 재고를 최소화할수록 관리 비용이 줄어들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게 되면서 포드 방식이 100년 만에 귀환하고 있다.


    3. 춘추전국시대 시작된 반도체 생산
     주요국이 뛰어든 반도체 생산 경쟁은 핵심 부품을 곁에 둔다는 포드 방식의 결정판이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를 불러들여 미국 땅에서 직접 반도체 생산에 나섰다.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도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주요국이 유사시를 대비해 반도체 조달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과 궤를 같이한다.
     중국은 각고의 노력 끝에 반도체 자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분석회사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20년 9%에서 2024년 17%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시스템반도체 생산 능력은 한국을 크게 앞서가고, 차량용 반도체에서도 위력이 커지고 있다. 일본도 TSMC를 구마모토(熊本)에 유치하는 데 성공해 반도체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자 일자리가 생기면서 활력이 넘친다고 소식을 전했다.


    4. 원전 건설 시대로 복귀하는 세계
     유럽을 휩쓸었던 탈원전 바람이 멈춰 서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원전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이 녹록지 않다고 NYT가 보도했다. 탈원전에 박차를 가해왔기 때문에 재가동이 쉽지 않게 되면서다. 유럽 최대 원전기업 프랑스전력(EDF)은 원자로 56개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를 토대로 유럽 내 원전 전력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1980년대 이후 원전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전력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원전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신재생에너지에 힘을 쏟은 결과 EDF 경영이 부실화한 탓이다. 프랑스 정부가 EDF를 국유화하기로 했지만, 정상화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탈원전 여파로 연간 누적적자가 30조원에 달하게 된 한국전력의 판박이를 보는 듯하다.


    5. 몸값 달아오르는 화석 연료
     원전 산업이 전열을 정비하기 전까지는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가 귀한 몸이 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유럽 지역에 연결된 가스 밸브를 통제하고 나서면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겨울 난방 수요가 본격화하면 유럽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 각국은 그 사태를 피하기 위해 겨울이 오기 전에 백방으로 뛰고 있다. 현재로썬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미국과 중동에서 원유를 더 많이 사 오는 수밖에 없다. 올겨울 국제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6. 경제 밀월 즐기는 중·러·인 관계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 가스를 사들이면서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보이콧하기로 했지만,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을 오히려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구멍이 뚫렸다. 경제 제재는 한 곳만 뚫려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신흥국을 서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미국·서방 대(對) 중·러의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7. 중국 경제 의존도 줄이기 가속
     부품의 자체 확보와 해외진출 기업의 리쇼어링(복귀) 흐름에 따라 중국 의존도 줄이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중국은 자생력을 갖춘 산업에서는 보조금 차별 등의 방법으로 외국기업을 몰아내고 있다. 한국은 스마트폰에서 시작해 자동차·배터리 분야에서 줄줄이 중국 내 입지를 잃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파트너국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와 방산 분야에서 유럽 국가들과 교류를 넓혀 신시장을 찾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이 얼마나 입지를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8. 한국 기업 다툼에 중국 BOE 도약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OLED) 패널을 둘러싸고 벌인 10년 전쟁이 중국 업체가 도약하는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이 액정 패널(LCD)에서 다툼을  벌이는 사이 중국이 도약하면서 이같은 실수가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의 다툼은 지난달 16일 대법원이 피고 측인 삼성전자 직원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리면서 종결됐다.
     두 기업이 다툼을 시작한 2012년 중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0%였다. 2020년에는 중국 업체 BOE의 비중이 8.7%에 달해 세계 3위가 됐다. BOE는 2003년 현대전자 LCD 부문을 인수해 LCD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결국 한국 기업이 세계 정상을 다툰다는 측면도 있지만, 내부 경쟁이 치열해 중국이 어부지리를 취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9. 물가 진정시키면 경기침체 시작
     미국의 6월 인플레이션이 9.1%를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물가상승률이 80%에 육박한다. 최저임금을 30% 올려줬지만 급격한 인플레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다만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조만간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경기침체(recession)가 시작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고용 감축에 나섰다고 보도했고, SK·LG 등 국내 기업도 줄줄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10. ‘통화의 제왕’ 확인한 미 달러
     미국은 빌 클린턴 정부 이후 강 달러 정책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순조로울 때는 달러의 힘이 약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경제 위기에는 어김없이 미 달러화가 힘을 얻는다. 세계 유일의 안전자산이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올리고 있으니 미 달러화 강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논설위원